눈 건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속담처럼 눈은 중요한 신체 기관 중 하나다. 눈 건강이 좋아지지 않아 시력이 떨어지면 여러 가지 면에서 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 평소 눈 건강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보가 넘치고 넘치는 시대인 요즘, 제대로 된 정보도 많지만 잘못 알려진 정보들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온라인상에 퍼져있다. 또한, 눈에 대한 잘못된 소문들도 사실로 치부되는 경우가 있다. 눈에 관한 다양한 정보 가운데 잘못 알려진 사실과 오해들을 바로잡아보자.
TV를 가까이서 시청하면 근시가 생긴다
책이나 TV를 가까이서 보면 근시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시의 80%는 선천적인 요인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근시의 선천적 요인이란 수정체의 초점거리에 비해 안구가 너무 커서 물체의 상이 망막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의 눈은 TV나 책을 가까이서 본다고 해서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너무 가까이에서 책이나 TV를 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져 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
안경을 쓰면 근시가 심해진다
시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 근시가 심해진다는 소문 때문에 안경 쓰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 근시는 몸이 성장하면서 같이 진행되다가 성인이 되어 성장이 멈추면 정지된다. 대부분 어린 시절이나 사춘기 무렵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러한 진행 과정은 알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경 때문에 근시가 심해진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안경을 썼다고 근시가 심해지지는 않는다.
시력이 떨어지면 반드시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시력이 떨어지면 무조건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말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근시나 원시, 난시의 경우에는 안경을 쓸 경우 좋아질 수 있지만, 안경이 무조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력이 떨어지는 이유에는 선천적인 요인과 백내장, 망막박리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이 아닌 단지 시력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안경을 쓸 필요는 없다. 다만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잘 보이지 않고 시력이 나쁘다면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라식 수술은 노안의 지름길?
라식 수술을 하면 노안이 빨리 온다는 속설도 꽤나 유명하다. 하지만 라식 수술과 노안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라식 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눈의 굴절률을 변화시키는 수술이고, 노안은 각막보다 안쪽에 있는 수정체가 딱딱해지면서 탄력을 잃어 조절 기능이 저하되는 노화 현상이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자면 눈 뒤쪽으로 넘어간다
한때 유명했던 이 말 역시 사실이 아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자거나 잘못 착용하면 눈 뒤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 생긴 이유는 간혹 소프트 렌즈가 접혀 결막 구석에 있을 때 눈 뒤로 넘어갔다고 오인해서이다. 하지만 결막이 눈꺼풀 안쪽에서 시작해 안구 앞부분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렌즈가 눈 뒤로 넘어가는 상황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안경을 오래 쓰면 안구가 돌출된다
오랜 기간 안경을 착용한 사람들을 보면 눈이 돌출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사람들은 안경을 오래 쓰면 안구가 돌출된다고 믿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근시인 사람이 보통 사람에 비해 안구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돌출되어 보이는 것이지 안경 착용과는 전혀 무관하다.
나이에 관계없이 햇빛은 무조건 선글라스로 차단해야 한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의 자외선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선글라스를 착용해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은 일정 시간 동안 햇볕을 쬐는 것이 오히려 눈 성장에 도움이 된다. 사람이 햇빛에 노출되면 대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생성되는데, 도파민은 성장기 아이들의 안구 내부 길이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 근시의 진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너무 오래는 아니더라도 자외선이 강하지 않다면 성장기 아이들은 하루 4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눈이 충혈되면 안약을 넣어야 한다
눈이 충혈되면 안약을 넣어 증상을 완화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사의 검진 없이 안약을 과다 사용하면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 수축제나 스테로이드를 함유한 안약의 경우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과 산소공급 장애를 가져올 수 있으며,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닌 원인 모를 충혈은 안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마이너스 시력도 존재한다
시력 검사를 할 때 시력 표에 맨 위가 보이지 않을 경우 시력이 마이너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자 상식이다. 이런 경우에는 검사를 받는 사람을 맨 위쪽의 글자가 보이는 데까지 걸어 나오게 해서 그 거리에 따라 0.05, 0.01로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이너스는 근시를 교정하는데 쓰는 오목 렌즈를 의미한다.
색약의 경우 컬러 콘택트렌즈로 고칠 수 있다
색약이나 색맹인 경우 색깔이 있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고칠 수 있다는 출처 모를 정보도 꽤 유명하지만, 색약이나 색맹은 콘택트렌즈로 고칠 수 없다. 다만 적색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적색만 통과시켜 적색이 밝게 보이므로 색각 검사표를 읽을 수는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의학 기술로는 색각 이상에 대한 치료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