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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본도 민증도 앱으로? 종이 없는 사회가 불편한 이유

데일리매거진 2025. 9. 24. 13:00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의 일상 속 행정 절차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 한 장을 떼기 위해 직접 동사무소를 찾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모바일 앱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필요한 문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종이 없는 행정’은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며,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러나 모두에게 편리한 변화는 아닙니다. 디지털 소외 계층이나 시스템 간 혼선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종이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가져온 명암을 함께 짚어보았습니다.

 


주민등록등본부터 전자증명서까지, 변화의 흐름

 

 

정부는 지난 수년간 각종 행정 서류의 전자화를 추진해왔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민원 서류는 모바일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발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부24’, ‘전자문서지갑’, ‘모바일지갑’ 등의 앱을 통해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주요 서류를 종이 없이 제출할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서류 발급과 제출 과정이 간편해졌고, 불필요한 인쇄나 이동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행정 절차가 동일하게 디지털화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과도기적 혼란도 존재합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도입, 무엇이 바뀌었나?

 

 

2024년 도입된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실물 신분증 없이도 본인 인증을 가능하게 만든 획기적인 변화였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모바일지갑’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주민등록증을 저장하면 각종 신분 확인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 기관이나 편의점, 공항 등에서의 신분 확인 절차가 크게 간소화되었습니다. 다만 이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NFC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폰과 일정 수준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아직은 실물 신분증을 요구하는 기관도 있어 완전한 대체로 보기엔 이릅니다. 하지만 실물 위주의 신분증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종이 없는 사회가 주는 편리함의 이면

 

 

디지털 행정은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시스템 장애나 사용자 혼란도 수반될 수 있습니다. 서버 오류나 인증서 갱신 문제로 인해 민원 신청이 지연되거나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각 기관이 서로 다른 포맷이나 플랫폼을 사용하다 보니 전자 서류가 호환되지 않아 다시 출력해서 제출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이러한 문제는 디지털 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민원인의 시간과 노력을 다시 종이 행정 시절로 되돌리는 모순을 낳고 있습니다.

 


 

디지털 행정이 불편한 고령층의 현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종이 없는 행정’이 오히려 큰 장벽이 됩니다. 모바일 앱 설치나 본인 인증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고, 작은 화면이나 터치 방식은 시각과 감각이 둔해진 이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농어촌이나 노년층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디지털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여전히 종이 문서를 요구하거나, 대면 창구를 찾는 고령층이 많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진정한 의미의 ‘포용’이 되려면, 교육과 보조 서비스 등 실질적인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출력은 안 받습니다’가 낳는 또 다른 불편

 

 

행정 기관이나 기업에서 ‘전자 문서만 접수합니다’라는 방침을 내걸면서 되레 불편을 겪는 사례도 생기고 있습니다. 전자 문서가 표준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파일 포맷 충돌이나 인증 오류로 접수가 거부되기도 하며, 이 경우 다시 출력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중 부담이 발생합니다. 특히 출력 가능한 장비나 환경이 없는 상황에서는 해당 절차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이 없는 행정이 취지는 좋지만, 전환기에는 어느 정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공 기관마다 다른 디지털 대응 수준

 

 

행정 절차의 디지털화는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지만, 실제 각 기관의 실행력은 제각각입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소규모 공공 기관은 여전히 전자 문서 시스템이 미비하거나, 담당자의 숙련도가 부족해 오히려 민원인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서류라도 어떤 기관에서는 전자 파일로 충분하고, 어떤 곳에서는 반드시 출력본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디지털 행정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민원 처리 과정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온라인 민원의 정보 접근성과 보안 문제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한 민원 신청은 빠르고 간편하지만, 정보 접근성과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장애인이나 비문해자, 다문화 가정 등에게는 접근 자체가 어렵고, 개인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두려움도 큽니다. 실제로 공공 기관을 사칭한 피싱 사이트나 보안이 취약한 웹페이지를 통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보안 강화를 위해 2단계 인증이나 블록체인 기반 서류 전달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디지털 전환, 환경 보호 측면의 긍정 효과

 

 

종이 없는 행정이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부분은 분명합니다. 행정 문서 출력에 사용되는 종이, 토너, 에너지 자원이 줄어들고, 인쇄와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감소합니다. 특히 공공 기관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던 안내문, 증명서, 보고서 등이 전자화되면서 폐기물도 줄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업무 효율을 넘어 지속 가능한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변화입니다. 다만 디지털 장비의 전력 소모나 전자 폐기물 문제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하며, 환경을 위한 디지털 전환은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합니다.

 


 

종이 서류가 여전히 필요한 순간들

 

 

디지털화가 진전되었음에도 종이 서류가 여전히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우리나라 공문서를 제출할 경우 공증이나 아포스티유 절차를 위해 인쇄본이 요구되며, 일부 기업이나 기관은 전자 문서를 공식 문서로 인정하지 않기도 합니다. 또한 법원, 금융 기관, 병원 등에서는 보안이나 인증상의 이유로 실물 서류를 선호합니다. 디지털이 모든 상황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며, 일부 상황에서는 여전히 종이가 더 신뢰받는 매체가 되기도 합니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공통 플랫폼의 과제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 행정은 다양한 시스템과 앱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복과 비효율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정부24, 모바일지갑, 행정안전부 각 부처 시스템 등 여러 플랫폼이 분산 운영되면서 사용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하나의 계정으로 대부분의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며, 플랫폼 간 데이터 연동성과 보안성도 확보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완성은 기술이 아니라 ‘통합’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