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커리 유행이 빠르게 도는 우리나라에서 꽤나 오래 트렌드의 중심을 벗어나지 않는 빵이 있다. 바로 ‘소금빵’이다. 프랑스에서 탄생했으며 일본에서 완성된 소금빵은 이제 우리나라 베이커리 어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놀랍게도 소금빵이 이렇게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도 자주 거론된 소금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소금빵이라는 빵은

소금빵은 반죽에 버터를 넣고 돌돌 만 뒤에, 그 위에 소금을 뿌려서 구워 만드는 빵이다. 프랑스의 국민빵이라 불리는 크루아상을 변형시킨 것으로,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으로 인기다. 소금빵에 많이 쓰이는 부재료는 이름에서도 보이는 소금이 아니라 버터다. 버터롤에 비해서도 훨씬 더 많은 양의 버터를 첨가시키기에, 깊은 풍미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금빵은 원래 프랑스가 원조지만, 일본에서 오히려 발전하고 더 크게 성공한 빵으로도 알려져 있다.
일본의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탄생

일본에서 소금빵을 개량해 성공을 거둔 곳은 에히메현 야와타하마시에 있는 베이커리인 ‘팡 메종’으로 알려져 있다. 팡 메종이 위치한 지역은 일본에서 가장 따뜻한 곳으로, 바다와 산에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된다. 이러한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여름철이 되면 빵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으며, 팡 메종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름에도 잘 팔릴 만한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 소금빵을 만들었다.
부드러운 빵을 사용한 새로운 메뉴로

팡 메종의 대표인 히라타 사토시는 자신의 아들의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소금빵을 개발했다. 프랑스에서 빵에 소금을 뿌린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이었는데, 히라타 사토시는 여기에 착안해 신메뉴를 개발하게 된다. 다만 프랑스의 딱딱한 식감의 빵이 아니라 부드러운 식감의 것을 사용한 것이 달랐다. 소금빵이 처음 선보였을 때는 버터롤에 비해 비싸다는 인식 때문이 그리 많이 팔리지는 않았으나, 점차 찾는 이들이 많아지며 마침내는 성공을 거두게 됐다.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얻어 한국에서도

소금빵이 유행할 수 있었던 큰 요인 중의 하나는 무더운 여름철에 땀으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염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였다. 소금빵은 팡 메종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되어 하루 6천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몇 년이 지나서는 에히메현뿐 아니라 일본 전역으로 소금빵이 퍼졌고, 곧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베이커리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로 자리를 잡고 있다.
버터가 많이 쓰였기에

소금빵의 그 특유의 풍미를 구현하는 것은 버터다. 버터의 함량이 매우 높은데, 소금빵의 버터 비중은 전체 중량의 20% 가까이에 달한다. 소금빵이 굽힐 때 이 버터는 녹아서 반죽 내부에 스며드는데, 이를 통해 안은 쫀득쫀득하고 바깥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완성된다. 소금빵 위에는 해수염에 비해 짠맛이 덜한 암염이 추가되어 소금빵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완성된다. 버터의 함량이 높은 만큼 소금빵은 비슷한 중량의 다른 빵에 비해서도 열량이 큰 편인데, 70g 중량 소금빵의 평균 열량은 300kcal 내외다.
우리나라의 소금빵 유행

우리나라에서 소금빵이 본격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은 2022년경이었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지도가 높아졌으며, 일본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반드시 먹어야 할 메뉴로 자주 거론됐다. 특유의 고소한 풍미와 단짠 조합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기도 했기에, 소금빵은 빠르게 베이커리의 필수 메뉴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빵을 좋아하는 이들 중에서 소금빵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해진 상황이다.
소금빵 안쪽의 구멍은

소금빵은 소금, 밀가루, 버터 등의 기본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빵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안쪽에 넣은 버터가 다 녹아 내리게 된다. 이를 통해 이른바 ‘버터홀’이라는 구멍이 만들어진다. 버터가 많이 녹아 있기에 한 입 먹을 때마다 버터의 풍미가 고소하게 입 안을 감싸는데, 특히 따뜻하게 먹을 때 훨씬 강렬하다. 소금빵이 식었다면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거나 전자레인지로 15초 정도 데워서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프랑스의 원조 소금빵은

팡 메종이 개발한 소금빵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는 소금을 가지고 맛을 낸 빵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소금빵 개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됐던 프랑스의 ‘파인드엔토’, ‘투아르’ 등의 빵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소금빵은 푹신한 모습의 우리나라, 일본의 것과는 달리 바게트와 비슷한 모양이다. 생긴 것과는 달리 매우 부드럽고 가벼운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버터의 식감보다는 소금의 풍미가 강한 편이다.
다른 나라의 소금빵

이탈리아에서는 ‘그리시니’라는 소금빵이 유명하다. 얇고 바삭하며, 과일이나 치즈와 함께 즐기는 빵이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크리스티안스산’이라는 소금빵을 만날 수 있다. 밀가루, 버터, 설탕, 소금을 사용해 만드는 빵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다. 독일식 소금빵으로는 ‘브레젤’을 들 수 있다. 브레젤은 소금이 고루 뿌려져 있으며, 바삭하면서 약간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주로 맥주에 곁들여 먹는다.
소금빵이 논란이 된 사례

우리나라에서 소금빵이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유튜버 슈카월드의 베이커리 팝업 때였다. 슈카월드가 브랜드 기획사인 글로우서울과 협업한 빵 프로젝트로, 지속적인 빵값 상승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시중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팝업이었다.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는 소금빵을 990원의 가격으로 공급했는데, 이것이 화두가 됐다.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슈카월드 베이커리 팝업은 결국 다른 자영업자들이 소금빵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호도됐고,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소금빵을 아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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